하얀 마귀 [스토리텔링]
Game Design/스토리텔링 2022. 1. 4. 16:08

하얀 마귀를 조심하라 화톳불의 숯이 불꽃을 튀며 은근하게 몸을 데우고 있을 때 즈음, 숲 속 나무 사이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꾸러미를 멘 채로 터벅터벅 걸어왔다. 노인은 화톳불과 무장을 해제하고 잠을 청할 준비를 마친 소년을 돌아가며 한 번씩 바라보고는, 머리칼을 한 번 쓸어넘기며 꾸러미를 화톳불 근처로 무심히 툭 내려놓았다. "흙과 바람의 쌀쌀함을 먼저 아는 것은 제 말 못하는 짐승이 훨씬 빠른 법이라." "예." 늙은이의 중얼거림과 소년의 짧은 대답 한 번. 그러고서는 노인은 가죽꾸러미의 끈을 풀어 마른 과일과 버섯 몇 개를 꺼내 화톳불 옆의 냄비에 넣었다. "일용할 양식이 적지만 생존을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하자꾸나." "예에." 차분한 말투로 짐짓 말했지만 노인의 입가에는 주름이 진 미소를 띠고..